사진이 고립된 한 개 이미지라고 하는 것은 사진이 현실에서 독립된 독자적 의미를 지닌 영상이라는 뜻이지 결코 현실과 관계없는 영상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다시 말해서 사진은 연속된 시간 공간의 한 도막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사진 밖의 시간의 시간 공간과 이어진 영상으로 이해가 됩니다.
사진의 시간과 공간은 사진 밖의 시간과 공간에 이어져 있습니다.
이는 사진이 현실적 시간. 공간의 한 조각이기 때문에 생기는
사진의 속성이지만 그 점이 사진의 공간을 회화의 공간과 확연히
구분지어 주기도 합니다.
여인의 늘씬한 각선미를 과시하는 다리만 찍힌 사진에서
우리는 사진 공간의 연속성을 더욱 실감합니다.
사진만으로 볼 때에는 다리만 나와 있기 때문에
실제 여인의 미모나 나이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씬한 다리만으로 그 여인이 미모의 여인일 것이고,
몸매마저 아름다울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다리에 양말이 신겨져 있지 않다는 것으로 해서
그 여인이 현재 나체일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고
찍혀진 다리 위쪽으로 곧 사진 밖에 상상이 비약됩니다.
이것이 사진영상 고립성의 한 단면입니다.
즉 사진영상은 다만 그 영상 자체에만 머무는 게 아닙니다.
사진 밖의 현실까지를 상상하게 해준다는 사실입니다.
사진을 찍을 때에는 이 점에 유의해 가면서 찍어야 합니다.
사진 영상 자체로 끝나기를 원할 때가 있는가 하면 사진 밖으로까지 연상해 주기를 바라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사진이 번지지 않을까 또는 사진 밖으로까지 무한히 상상력을 확장시킬 수 있을까를 잘 판단해서 정확히 찍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현실의 에센스를 뽑아보는 이의 상상력을 사진 밖으로 유도할 것인가.
아니면 현실과 유리된 창조적 이미지로 전환시킬 것인가를 사전에 확실히 결정지어야 합니다.
※ 위 사진들은 현실 공간을 잘라냄으로 프레임 바깥쪽의 공간을 상상하게 하여 아파트의 복잡성을 보다 더 강조하는데 목적이 있고,
아래의 사진은 네모 프레임 안에 형성된 공간 안에 머물게 하는데 목적을 두고 제작된 사진입니다.